* '엄마'라는 내 이름.. *
비가 내리던 4월의 어느날..
빗속에는 황사가 섞일 것이라던 4월의 어느날..
다섯 여인들이 4월 월례회를 치르던 어느날..
만날 장소를 정하느라 다섯 여인들이 입을 맞춰보았다.
꽃귀경도 한참 좋을 시기이지만..
날씨가 구중중시러워 꽃귀경은 안될것 같으니
숯불 삼겹살에..뜨끈한 숯불앞에서, 화끈한 숯불방에서..
맛나게 먹고..화끈하게 지지다 오자는..의기투합이 되었다.
점심시간에 맞춰 찜질방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이 12시반..
어김없이 그 자리에 다 모였다.(찜질은 왜그리 좋아하는지..)
찜질방에 하루종일 있어도 내겐 시간이 아쉬운곳이다.
일단 찜을한번 푹하고 땀을 쏙빼고나면 삼겹살 맛이 최고다.
내가 찜질방에 들어갔을때, 그 애들은 나란히 잠들어 있었다.
분명 학생들 같아 보이는데.. 이 시간에 찜질방 이라니..?
내심 예사로워 보이지않은 마음에 눈길이 자꾸 가게되었다.
그러다 우리 일행들과 찜질하느라 들락이다보니 잊었었다.
5시반쯤 집에 가려고 샤워를하고 나왔는데(일행들은 먼저감)
탈의실에서 때밀이를 하며.. 속옷이랑 여러가지 목욕 용품을
팔고있는 아주머니가 얼굴에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내가 금방 때를 밀고 나왔는데..여기 속옷 세벌이 없어졌네!
"이거 안되겠어.. 아직 나가진 않았을테니..
가방좀 한번 조사해 봐야겠어요!" 그러라고 모두들 허락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의 눈초리는, 거울앞에서 옷이며 머리를
매만지며 시시덕거리는 그 애들을 향하고 있었다.
네명의 애들이 가방은 잔뜩 흐트려 놓은채(부러 그런듯..)
아무일도 없다는듯.. 아무런 동요도 없이..
어쩜 그리도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여줄수 있는지 섬짓했다.
아주머니는 흩어져 있는 그애들 가방부터 풀기 시작했다.
하나는 그냥 넘어갔고.. 그다음 가방에서 팬티브라�1장..
그 다음 가방에서 세트2장.. 아주머니는 기가 막혔나보다.
"내가 너희들 새벽 세시에 들어 올때부터 이상하다 했어!"
하며 찜질방 안내에 경찰서 신고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잠시후 안내가 들어오더니 사장의 말을 전하는 모양이였다.
화는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있는 때밀이 아주머니..
뻔한일 아닐가. -밤10시 이후에는 부모와 동행 하지않는한
19세이하 청소년은 출입을 할수 없는것-으로 알고있다.
행위는 괴씸하나 신고하자니 사업장정지 아니면 뭔가 수를
써야할 일이 생길테니.. 아주머니는 '울며 겨자먹기로'
간신히 참아가며 애들에게 한마디한다.
"너희들 사과할래 경찰서에 갈래!" 들은체만체 하는 아이들..
이제 겨우 사회물먹은 것이 아닌듯.. 맘대로 하란식이다.
오히려 잘못없는 아이가 나서 사과를 한다 "잘못했어요"
중3학년 아니면 고1정도의 나이밖에 안되 보이는데..
내가 뭐라 거들었더니 찜방왔던 한 여인이 살짝 눈짓을하며
"가만히 있어요, 저애들 괜히 건드렸다가 화 부르지말구요"
'무서운10대'라는 말이 실감난다. 내 딸보다도 한참어린데..
뭐라 말 한마디 두려워 할수없다니..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경상도 사투리들을 쓰는걸보니 아마도 함께 상경 했나보다.
학생들이 떠난 뒷자리는 잔뜩 어질러 놓아 어수선했다.
보다못한 한 꼬마아이 "이렇게 하고 가면 안되는데.."하며
아이는 주섬주섬 옷들을 주워 세탁함에 가져다 넣는다.
세상사는 사람들이 천차 만별이듯..
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우는 사람도 있듯..
그 꼬마아이는 아마도 '없어서는 안될 그런사람'으로 클것같다.
그 애들이 나간뒤 나도 바로 찜방문을 나섰다.
넷중 한 아이의 짧은치마속 팬티스타킹이 살짝 들어난다
연실 치마를 내려보지만 편치 않은지 찜방엘 다시 들어갔다.
차를 몰며 가다보니 애들과 같은 방향..
애들은 큰 길가로 나오더니 무슨 차를 잡아 타려고 하는건지
버스 정거장도 아닌곳에 서 있었다.
금방 어두워지는데.. 이밤에 도대체 어디를 가려는걸까?
연한 화장에.. 옷도 이것저것 골라가며 입어보더니..
'내 차에 태우고 말을 시켜보면 어떻게 나오려나?'
'아님 태워서 파출소에 델고가 집을 찾아 주라고 할까?'
나는 딸만 키워서 그런지, 여자 아이들이 '저러면 안되는데'
싶으면 그냥 예사롭게 보아 넘기질 못한다.
혹여라도 상처 받을일이 생기면 되돌릴수 없는 일이기에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면서도 선뜻 나서진 못한다.
내 시야에있는 그 여자 애들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는데,
뒤에서 경적을 울려댄다. 어서 빨리 길을 비켜달라고..
결국은 그 애들을 그대로 방치 하고만 꼴이 되었다.
내 이름이 '엄마'인데 도리가 아닌듯해 마음 한켠이 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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