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충'란꽃_ by~ 꽃다지*
- 한 줄기의 빛 -
손은 빨래를 개키는 일에 열성을 다하고 있지만.
머릿속은 다른곳을 열심히 헤집으며 쏘 다니고 있었다.
오늘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친구와의 약속을 생각 하다보니..
약속장소 부근에 나의 신혼시절을 보낸집으로 생각이 머물렀다.
친절했던 주인집 아주머니의 모습이 생각난다.
아마도 그때의 그 아주머니 나이가..
지금의 내 나이의 10년 아래쯤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다보니 많은 것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아무래도 난 주위가 산만한 성격을 지닌것일까..
가끔 열쇠 꾸러미를 옷을 구경하던 상점에 두고 나오질 않나,
차를 타러 가서야 '아차!' 생각나 되돌아 서기를 몇번..
손목에 찬 사물함 열쇠를 잃었다고 아래 윗층을 오르락 내리락
'아무리 찾아도 없다'는 내게 "거기 있네요 뭐~"하는 안내원..
'주위산만'이 원인일까? '치매' 초기증상 일까?
주인집 아주머니는 곱고 참하게 생기셨지만..
어디가 아프셨는지 얼굴빛이 붉다기보다 약간의 황기가 돌았다.
그러면서도 밝지 못한 우수마져 엿보였던..
반면에 옆집 사시는 아주머니는 아주 활발하고 쾌활한 성격으로
우리 주인 아주머니댁으로 자주 마실을 오곤했다.
어느날, 주인집 아저씨가 들어오더니 그릇 엎어지는 소리가났다.
내다보니 아저씨가 밥상을 마루 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소리였다.
그때만해도 갓 시집온 어린 새댁인 나로선 어찌할바를 몰랐다.
그런 모습이 놀랍고 당황스러워 말려야 할지.. 모른척 해야할지..
나이들며 깨달은것은 부부들 내면의 세계는 그들이 풀 숙제란것.
아저씨는 평소 술도 안하고 말수도 없으셔서 좋게만 생각했는데,
차츰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들어보니 문제가 있었다.
사업한다고 다니며 바람을피워 아주머니 속을 무지 태웠나보다.
저런 남자와 어떻게 살아가실까..? 왜 헤어지지 못하실까..?
신혼초,그때만해도 부부가 헤어지는건 쉬운 일이라 생각한 나다.
한때 아버지가 어머니의 속을 무진장 태워 드린적이 있었다.
많은 자식들과 고생하는 엄마가 안스러워 이런말을 했었다.
"엄마! 이혼하지 왜 그렇게 살어!"
내가 자식을 낳고 어른이 될즈음이 되어서야 '그렇구나!' 내가..
'엄마에게 드려서는 안될말을 했구나!..'하는 자책을 했다.
내 형제 자매들이 엇나가지 않고 모두 잘 성장할 수 있었던건
어머니의 인내와 은혜로움으로 만들어진 것인줄도 모르고
어머니의 아픈 가슴을 더 아프게 해 드렸다니..
철없는 딸의 한마디에 어머니의 마음은 얼마나 허망했을까..
어쩌다 내딸들이 무심히 던진말이 섭할땐 지금도 죄송스럽다.
아주머니는 흩어진 그릇들을 말없이 주섬 주섬 줍고 계셨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시며 울고 계셨었다.
중학생인 딸 아이도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며 울고 있었다.
얼마나 가슴이 메어지실까.. 내 가슴이 다 아파오는데..
그리고는 딸을 데리고 바람 쏘이러 밖으로 나가셨다.
어느날 그 쾌활한 옆집 아주머니가 주인집에 놀러오셨다.
주부 초년생인 나는 두분이 주고받는 이야기만 가만히 듣는다.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듯 보였다.
누군가가 '괸찮아하니 언제쯤 만나보자'는 낌새였다.
옆집 아주머니가 주동으로 일을 꾸미는 모양이였다.
『 작은 바늘구멍의 한점이, 태양빛을 보게 할수있고..
말 한마디가 메인 가슴을 쓸어 내릴수 있고, 희망 이란건..
작은 바늘구멍의 빛이 들어, 숨통좀 트고 살아야하지 않겠나!』
하는 말을,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각해보니..
가슴 메어질 일들도 그나마 숨통을 트여줄, 그 시간들로 인해
버티며 살아 갈수있는 힘이 생기는것 아닐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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